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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개요
제목 : 좋아해줘
장르 : 멜로 로맨스
감독 : 박 현 진
주연 : 이미연, 최지우, 김주혁, 유아인, 강하늘, 이솜
개봉 : 2016년, 대한민국
2. 줄거리
서울 한복판, 눈발이 부드럽게 흩날리는 오후.
도심의 건물 사이사이로 반짝이는 불빛들이 겨울 공기 속에 부드럽게 번진다.
사람들은 목도리를 단단히 두른 채 휴대폰을 쥐고 걷는다. 그 속에서 여섯 명의 인물이 각자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들은 아직 서로를 모른다. 하지만 SNS의 ‘좋아요’ 버튼이, 그들을 아주 서서히 하나의 이야기로 엮고 있다.
노진우. 창밖으로 도심을 내려다보는 그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인기 있는 드라마 작가, 하지만 요즘은 막혀버린 글줄 앞에서 한숨만 길게 내쉰다.
그는 사람들의 반응과 댓글을 읽으며 웃다가도, 문득 공허해진다.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조금 낯설다.
그러다 그는 우연히, 한 여자의 SNS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다. 그저 가벼운 클릭이었지만, 그 여자의 미소가 오래 눈에 남는다.
함주란. 카페 창가, 하얀 머그컵을 두 손으로 감싼 채, 그녀는 메시지를 확인한다.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좋아요’를 받았다. 이름을 보니, 그 유명한 드라마 작가다.
주란은 작게 웃는다. 우연일까, 아니면 시작일까. 그녀의 눈가엔 오랜 시간 혼자였던 사람이 느끼는 작은 설렘이 스친다.
이나연. 차 안, 오디오에서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라디오 DJ인 그녀는 마이크 앞에서는 자유롭지만, 방송이 끝난 뒤엔 종종 외로움이 밀려온다.
나연의 목소리를 듣고 ‘좋아요’를 남기는 팬 중 한 명이, 꾸준히 댓글을 달아왔다. 짧고 단정한 문장들이었다.
그리고 그 말들이, 하루를 버틸 힘이 되곤 했다.
장기범. 한 손에는 커피, 다른 손에는 스마트폰. 그는 여행사진을 자주 올린다.
누군가의 ‘좋아요’가 뜰 때마다, 마치 그곳의 공기를 함께 나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느 날, 나연의 방송과 사진을 함께 본다.
그녀의 목소리와 표정이 이상하게 잘 맞아떨어진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좋아요’를 누른다.
이수호. 신입 PD, 조금은 서툴지만 열정만큼은 가득하다.
그는 인기 스타 유나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자신의 SNS에 그녀를 팔로우한다.
단순히 일 때문이었지만, 유나가 올린 소소한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유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배우. 하지만 카메라가 꺼진 뒤의 그녀는 고요하고, 조금은 외롭다.
수호라는 신입 PD가 자꾸만 다가온다. 그의 눈빛은 계산이 없다. 그 진심이 그녀의 경계를 조금씩 무너뜨린다.
겨울 저녁, 서울의 불빛이 하나둘 켜질 때쯤, 이들의 타임라인은 자주 엇갈린다.
SNS 속 사진 한 장, 댓글 하나, 짧은 메시지가 그들의 하루를 흔든다.
주란은 진우의 글에 댓글을 단다. 진우는 그 댓글을 읽으며, 막혀있던 대사의 한 줄을 완성한다.
나연은 기범이 올린 여행지 사진에 하트를 남긴다. 기범은 그 알람을 보고, 얼어붙은 입가를 풀며 웃는다.
수호는 유나의 평범한 식사 사진에도 ‘좋아요’를 누른다.
유나는 그 알림을 보며, 새삼 오늘이 조금은 따뜻하다고 느낀다.
눈 내린 카페 앞, 진우와 주란이 처음 마주한다. 카메라는 그들의 손끝과 시선을 번갈아 잡는다.
말은 어색하게 오가지만, 미소만은 자연스럽다.
라디오 부스에서 나연과 기범이 대면한다. 짧은 인사 뒤, 그들의 눈빛은 화면 너머에서 보았던 서로를 바로 알아본다.
촬영 현장에서 수호와 유나는 대사를 맞춰본다. 그 사이사이, 유나의 표정이 조금씩 부드러워진다.
겨울이 조금씩 봄을 향할 때, 그들의 일상에도 변화가 온다.
진우는 주란의 작은 습관, 커피를 마시다 종종 창밖을 보는 모습을 글 속에 넣는다.
기범은 나연에게 여행지로 함께 가자고 한다. 그녀는 망설이다가, ‘좋아요’ 대신 좋아요보다 더 큰 미소를 건넨다.
유나는 수호와 함께한 촬영장에서 장난스럽게 사진을 찍어 올린다. 댓글엔 수백 개의 하트가 달린다.
봄 햇살이 번지는 오후, 여섯 명은 같은 공간에 있다.
서로 다른 테이블, 다른 대화. 하지만 카메라는 그들의 웃음을 하나씩 포착한다.
서로를 향해 건네는 ‘좋아요’가 더 이상 버튼이 아닌, 눈빛과 목소리가 된 순간.
창밖에 날리는 벚꽃잎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3. 특징
◐ SNS라는 현대적 매개체를 중심에 둠
‘좋아요’ 버튼과 피드, 댓글 같은 디지털 시대의 일상적인 행동으로 관계가 시작되는 로맨스 영화다.
SNS를 통해 모르는 사람과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가 흐려지는 현대인의 소통 방식을 현실감 있게 그린다.
◐ 다중 인물 구조
여섯 명의 주인공이 각자 다른 배경과 성격을 가진 채 평행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각 인물의 서사가 별개로 흘러가면서도, 미묘하게 연결되는 순간들이 있어 감정적인 몰입이 높다.
◐ 사람 냄새 나는 대사와 일상적 디테일
인위적인 갈등보다 소소한 대화, 우연한 마주침, 습관 같은 디테일이 관계의 변화를 만든다.
커피를 마시는 습관, 사진 한 장에 남긴 짧은 댓글, 목소리를 들으며 상상하는 표정 같은 작은 요소들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 시각적·음향적 따뜻함
차가운 겨울 배경과 부드러운 조명, 잔잔한 음악이 어우러져 따뜻하면서도 살짝 쓸쓸한 정서를 형성한다.
카메라 워킹도 부드럽고 인물의 표정을 담아내는 클로즈업이 많아 감정을 세밀하게 전달한다.
4. 총평
〈좋아해줘〉는 우리의 일상 속에 녹아 있는 소소한 연결의 순간들을 세심하게 포착한다.
‘좋아요’라는 손끝의 작은 클릭이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고, 때로는 하루를 버티게 해주며, 결국 누군가를 만나게 하는 계기가 되는지를 잔잔하게 보여준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누구 하나 완벽하지 않다. 인기 작가이지만 공허함을 느끼는 남자,
라디오에서는 밝지만 사적인 시간엔 외로운 DJ, 화려하지만 내면은 고요한 배우,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평범한 사람들. 각자의 불안과 고독이 배경에 깔려 있지만, 영화는 이를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고 미묘한 표정과 일상적인 장면으로 표현한다.
마치 카메라가 그들의 숨소리와 눈짓을 훔쳐보는 듯, 관객은 몰래 지켜보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이야기에 머문다.
특히 따뜻한 색감과 부드러운 조명은 인물 간 거리감을 시각적으로 좁히는 역할을 한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인물들이 마주 앉은 카페나 창가에는 은은한 온기가 깔려 있다.
음악 역시 과장되지 않고,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에만 살짝 고개를 내밀어 관객의 마음을 건드린다.
‘만남’이란 기적이 거대한 사건에서 오는 게 아니라, 아주 작은 우연과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그 우연이 쌓여 서로의 일상에 스며들 때, 사랑은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들고 누군가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를 때,
이 작은 행동이 생각보다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걸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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