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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랍스터

 

45일 안에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하는.. 기묘한 러브 스토리

 

 

1. 영화 개요

제목 : 더 랍스터 (The Lobster)

장르 : 멜로, 로맨스

감독 : 요르고스 란티모스

주연 : 콜린 파렐, 레이첼 와이즈, 레아 세이두

개봉 : 2015년, 그리스, 영국, 아일랜드, 네덜란드, 프랑스

2. 줄거리

짙은 회색 구름이 낀 하늘 아래, 한 여자가 외딴 시골길을 달린다.

차를 세우고, 풀숲으로 걸어가더니 무심히 권총을 꺼내어 당나귀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장면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채 전환된다.

 

이제, 당신은 호텔 로비에 서 있다. 차가운 조명 아래, 기묘한 침묵과 규칙적인 발자국 소리가 흐른다.

주인공 *데이비드*는 무표정한 얼굴로 체크인 절차를 밟는다. 호텔 직원은 단호하게 규칙을 읊는다.

이곳은 싱글을 위한 마지막 기회의 장소다. 45일 동안 짝을 찾지 못하면, 각자가 원하는 동물로 변해 숲에 풀려나게 된다.

데이비드는 주저 없이 말한다. "그렇다면저는 랍스터가 되겠습니다."

이유를 묻자 그는 덤덤하게 대답한다. “긴 수명, 평생 번식 가능, 그리고 바다를 좋아합니다.”

 

호텔의 복도는 마치 병영 같다. 모든 싱글 남녀는 같은 유니폼을 입고, 시간을 철저히 배분받는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사냥에 나서야 하고, 나머지는 짝짓기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어색한 연극을 본다.

예를 들어, 혼자 밥을 먹다 질식하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죽는 장면, 혼자 길을 가다 성폭행당하는 장면 등이 시범으로 연출된다. 메시지는 단순하다 . 짝이 없으면, 당신은 위험하다.

 

데이비드는 다른 남자들과 기숙사 방을 쓴다. 코피를 달고 사는 코피 남자’, 다리를 저는 절름발이 남자’.

모두 자신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 이성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왜냐하면 이 호텔의 규칙은 공통된 특징이 있어야만 짝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사냥 시간, 참가자들은 마취총를 들고 숲 속을 누빈다. 목표는 외로운 자들(싱글)을 사로잡아 포인트를 얻는 것.

한 명을 잡으면 하루가 연장된다. 이 장면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사람을 쫓는 군중의 발소리가 으스스하게 울린다.

 

시간이 흐르며 절박함이 스며든다. 코피 남자는 자기 코를 일부러 때려 피를 낸다. 코피가 나는 여자와 짝을 맞추기 위해서다.

절름발이 남자는 발을 절뚝이는 여자를 찾으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없다.

데이비드 역시 압박을 느낀다. 그러다 그는 호텔에서 무자비한 여자를 눈여겨본다. 이 여자는 감정이 메마른 것으로 악명 높다.

데이비드는 그녀에게 맞추기 위해 감정 없는 사람인 척을 한다.

시험 삼아 그녀 앞에서 호텔의 하녀가 질식하는데도 가만히 지켜본다. 그녀가 미소 짓자, 그 연극은 성공적으로 끝난 듯 보인다.

 

둘은 커플로 인정받고 숲을 떠나 도시로 나갈 준비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무자비한 여자는 데이비드의 반려견(사실은 변한 동생)을 무참히 죽인다.

데이비드는 더 이상 연기를 유지할 수 없고, 결국 그녀를 속여 마취시킨 뒤 숲 속에 버린다.

 

이제 그는 외로운 자들의 무리에 합류한다. 이들은 호텔과 정반대 규칙을 가진다. 사랑과 관계는 철저히 금지된다.

심지어 춤을 출 때도 각자 이어폰을 꽂고 혼자 춘다. 리더는 규율을 어기는 자를 무자비하게 처벌한다.

어떤 남녀가 손을 잡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입술을 칼로 찢어버린다.

 

그러나 데이비드는 그곳에서 근시(시력이 나쁜 여자)’를 만난다. 서로 교감하며 비밀 신호를 만든다.

손바닥에 손가락을 살짝 두드리는 것, 눈빛을 교환하는 것. 둘은 숲 속에서 몰래 사랑을 키운다.

하지만 리더는 이를 눈치챈다. 그녀는 여자에게 몰래 시력을 빼앗아 버린다.

 

데이비드는 절망하지만, 이제 결단해야 한다. 그는 리더를 유인해 사냥꾼처럼 처리한 뒤 여자와 함께 도시로 탈출한다.

 

두 사람은 한 카페에 앉아 있다.

여자는 앞을 볼 수 없게 되었고, 데이비드는 화장실로 들어가 칼을 꺼낸다.

스스로의 눈을 찔러 그녀와 같은 상태가 되려는 것이다.

화면은 데이비드의 숨소리와 긴장된 표정을 비추다가, 그가 칼을 들고 얼굴을 향하는 순간, 갑자기 암전 된다..

그리고 우리는 남겨진다. 

 

그는 과연 눈을 찔렀을까 ?

 

 

 

 

 

3. 특징

◐ 설정의 기괴함과 규칙성

45일 안에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한다는 초현실적 규칙이 서사의 중심에 놓입니다. 이 설정은 인간 사회의 결혼·연애에 대한 압박을 비틀어 풍자합니다.

 

◐  데드팬 연기와 건조한 대사

배우들이 감정을 배제한 무표정과 건조한 어투로 대사와 행동을 수행하며, 이로 인해 상황의 부조리함이 더 도드라집니다.

 

◐  잔혹성과 유머의 공존

폭력적인 장면이 무표정하게, 때로는 어색한 유머와 함께 제시되며 관객의 감정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  심리와 상징의 깊이

동물 변신 설정, ‘공통된 특징규칙, 시력 상실 등은 인간관계의 조건부성·자기희생·동질성·자기 희생· 강박을 은유합니다.

 

◐  미니멀한 미장센과 차가운 색감

공간은 깔끔하고 단조롭게 꾸며져 있으며, 차가운 색조의 촬영이 감정 억압을 시각적으로 강화합니다.

 

4. 감상문 

더 랍스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낯설게 만든다.

규칙과 벌칙이 인간의 선택을 옥죄는 그 세계는 너무 기괴하지만, 그 낯섦 속에서 오히려  현실이 비친다.

45일이라는 제한 시간은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 사회가 끊임없이 속삭이는 너도 이제 짝을 찾아야 하지 않겠니?”라는 무언의 압박처럼 다가온다.

 

데이비드의 무표정한 얼굴과 건조한 대사는 표면적으로는 감정이 없는 듯 보이지만, 오히려 그 밑에 숨겨진 절박함과 불안을 더 절실하게 느끼게 한다. 무자비한 여자 앞에서 감정을 숨기고, 심지어 하녀가 죽어가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는 장면에서는, 사랑을 얻기 위해서 인간성까지 포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사로 잡힌다.

 

숲 속 외로운 자들의 세계는 호텔과 정반대여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에도 또 다른 억압이 존재한다.

사랑을 강요하던 곳에서 벗어났지만, 사랑을 금지하는 또 다른 규칙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두 세계 모두 자유를 주지 않았고, 데이비드와 근시 여인의 비밀스러운 손짓은 그 억압 속에서 피어난 작고도 귀한 온기이다.

 

영화의 마지막, 데이비드가 칼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간 뒤 화면이 꺼지는 순간, 숨이 멈춰진다.

그는 정말 자신의 눈을 찔렀을까? 아니면 그녀를 두고 떠났을까? 답은 주어지지 않았지만, 그 공백 속에 오래  머물러진다.

 

사랑이란 결국 같은 세상을 바라보려는 의지일까, 아니면 그저 함께 있으려는 선택일까.

 

이 영화는 삶과 사랑의 조건, 그리고 자유의 의미를 끝없이 되묻게 한다.

데이비드가 랍스터가 되길 원했던 이유처럼,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바다를 찾아 헤매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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