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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부성애, 피와 양육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게 다룬 작품입니다.
1. 영화 개요
제목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そして父になる)
장르 : 드라마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주연 : 후쿠야마 마사하루, 오노 마치코, 마키 요코, 릴리 프랭키
개봉 : 2013년 , 일본
2. 줄거리
여섯 살 난 아들을 키우고 있던 두 부부가 어느 날 아이가 병원에서 바뀌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며 벌어지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주인공은 도쿄에 거주하는 엘리트 건축가 ‘료타’입니다. 그는 대기업에서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쌓고 있으며, 냉철하고 원칙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의 아내 미도리는 따뜻하고 조용한 성품을 가진 전형적인 일본의 주부로, 부부는 6살 난 아들 ‘게이타’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이상적인 가족이었지만, 료타는 점차 게이타가 자신과는 어딘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아왔습니다. 료타는 게이타가 내성적이고, 지나치게 순응적이며, 자발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느껴왔고, 가끔은 그가 진짜 자신의 아들인지 의문을 품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부부는 병원을 방문하게 됩니다. 병원 관계자는 충격적인 진실을 전합니다. 바로, 게이타는 출산 당시 병원에서 실수로 바뀐 아이였다는 것입니다. 즉, 료타 부부의 진짜 아들은 따로 있었고, 지금까지 키운 아이는 생물학적으로는 남의 아이였던 것입니다. 병원 측은 이미 다른 가족에게도 연락을 취했고, 그렇게 두 가족은 마주하게 됩니다.
료타 부부와 마주한 사람들은 전혀 다른 배경의 가족이었습니다. 군마 현의 작은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는 ‘사이키’ 가족은 경제적으로는 풍요롭지 않지만, 따뜻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가족 간의 애정이 넘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사이키 부부는 실제로 료타 부부의 친아들인 ‘류세이’를 키우고 있었으며, 밝고 개구쟁이 기질이 넘치는 소년으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두 가족은 병원의 권유로 ‘아이를 교환’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과 고민에 빠집니다. 법적으로는 병원 측의 실수로 인해 각자의 친자식을 키우지 못한 상황이므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존재하지만, 아이들과 함께한 지난 6년의 정서적 유대는 쉽게 끊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미도리는 게이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고, 그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합니다.
반면, 료타는 처음에는 혈연이라는 사실에 무게를 두며, 아이를 바꾸는 쪽으로 점차 마음을 굳히게 됩니다. 그는 진짜 아들인 류세이에게 접근하고, 주말마다 양가 아이들을 교차 체험하게 하며 비교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는 큰 혼란과 충돌을 겪습니다.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방식으로 아이를 대하는 사이키 부부를 보며 처음에는 무시와 경멸의 감정을 느끼지만, 점점 그들 사이의 진정한 애정과 인간적인 따뜻함에 마음이 흔들리게 됩니다.
료타는 게이타와 떨어져 지내는 기간 동안, 아이가 남긴 사진과 장난감, 일상적인 물건들을 보며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를 서서히 깨닫습니다. 그리고 게이타를 집에 들이지 않고 혼자 지내는 와중에도 계속 아이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감정의 변화를 겪습니다.
마침내 그는 결단을 내립니다. 단순히 혈연으로만 가족을 규정할 수 없다는 깨달음, 그리고 6년간 함께 쌓아온 시간과 감정을 무시할 수 없다는 자각을 통해, 그는 게이타에게 다가갑니다. 료타는 게이타를 찾아가 "미안하다"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립니다. 그 장면은 료타가 처음으로 아버지로서 진심을 드러내는 순간이며, 그의 변화된 내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결국 영화는 가족이란 피로 연결된 관계만이 아닌, 시간과 사랑, 책임으로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마무리됩니다. 두 가족이 어떤 형태로 미래를 꾸려갈지는 명확히 제시되지는 않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며 여운을 남깁니다.
3. 특징
이 영화는 ‘가족이란 무엇인가’, ‘피와 사랑 중 어느 쪽이 진짜 가족을 결정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이야기 구조는 자극적일 수 있는 설정(출생아 바꾸기 사건)을 기반으로 하지만, 그것을 이용해 극적인 반전을 만들기보다는 인물들의 내면 변화와 감정의 흐름에 집중합니다.
큰 특징은 ‘정적인 연출’입니다. 고레에다 감독은 클로즈업이나 음악의 과도한 사용 없이, 인물의 표정과 일상의 작은 대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로 인해 관객은 인물들의 감정에 더 진솔하게 다가가며 공감하게 됩니다. 특히 아버지 료타의 심리 변화 과정은 매우 미묘하게, 하지만 설득력 있게 그려집니다. 처음에는 엘리트주의적이고 냉정한 인물이지만, 점차 아이와의 정서적 관계가 혈연보다 더 깊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을 통해 그 역시 성장합니다.
또한, 두 가족 간의 대비를 통해 일본 사회의 계층 구조, 양육 방식, 가치관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료타 가족은 도시의 고소득층으로서 체계적이고 냉정한 교육방식을 고수하는 반면, 사이키 가족은 서민적이고 인간적인 온정을 중심으로 아이를 기릅니다. 이 둘의 대비는 단지 배경의 차이로 끝나지 않고, 관객에게 “과연 어떤 양육 방식이 더 나은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카메라 또한 아이의 시선에 맞춘 로우 앵글이나, 긴 숏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공간감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관객이 영화 속 세계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듭니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감정을 극대화시킵니다.
이 영화는 실제 일본에서 있었던 출생아 교환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으로, 현실성을 바탕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실적인 설정과 깊이 있는 인물 분석, 그리고 담백한 연출이 어우러져, 감정의 과잉 없이도 울림을 주는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4. 총평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피로 맺어진 관계와 정서적 유대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으로, 단순한 가족 영화의 틀을 넘어선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이 작품을 통해 ‘부모란 무엇인가’, ‘가족이란 단지 혈연으로만 규정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관객에게 던지며, 그에 대한 정답보다는 사유의 여지를 남기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특히 주인공 료타 역을 맡은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복잡한 감정을 눈빛과 미세한 표정 변화로 표현해 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인물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감정의 폭발 없이도 마음속 깊은 울림을 주는 그의 연기는 이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 영화는 담담하고, 때로는 차갑게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진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성찰하게 만듭니다. 특히, 아이가 단순히 ‘바꿔진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상처받고 판단하며 성장하는 독립된 인격체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관객의 시선을 어른에서 아이로 확장시켜 줍니다..
음악과 영상미도 매우 절제되어 있습니다. OST는 조용하고 잔잔하게 배경에 깔리며, 감정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합니다. 영상은 자연광을 중심으로 하며, 차분하고 깔끔한 톤으로 현실감을 더합니다. 이런 점은 과도한 연출 없이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가족이라는 개념이 단순히 법적·생물학적 관계를 넘어서, 사랑과 시간, 그리고 선택에 의해 형성된다는 사실을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현대. 가족이 안고 있는 갈등, 부모 됨의 무게, 인간관계의 본질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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