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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멀티버스(다중우주)를 여행하며 혼란 속에서 마주한 ‘나’의 이야기.
1. 영화 개요
제목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장르 : SF, 액션, 보미디, 판타지 ,가족
감독 : 다니엘 콴, 다니엘 쉐어너트
주연 :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콴 제이미 리커티스
개봉 : 2022년 , 미국
2. 줄거리
≡ 미국에 이민 와 세탁소를 운영하던 주인공은 어느 날 남편의 이혼 요구와 반항적인 딸로 인해 대혼란에 빠진다.
그 순간 주인공은 멀티버스( 다중우주) 안에서 수천, 수만의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 그 모든 능력을 빌려와 위기의 세상과 가족을 구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
어두운 화면 속, 세탁기 드럼이 돌아가는 모습이 클로즈업된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
화면이 점점 넓어지며, *에블린 왕*의 분주한 아침이 시작된다. 그녀는 미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중국계 이민자 여성.
남편 웨이먼드는 항상 웃는 얼굴로 말하지만, 뭔가 숨기고 있다. 딸 조이는 반항적이고, 아버지는 노쇠한 채 고향에서 찾아왔다. 세금 신고를 준비해야 하고, 딸의 여자친구를 아버지에게 소개해야 하고, 손님은 컴플레인을 쏟아낸다.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하루.
에블린은 국세청 IRS에 가기 위해 웨이먼드, 아버지와 함께 이동한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것이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평소의 순한 남편이 갑자기 눈빛을 바꾸며 그녀에게 이상한 기기를 건넨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야 해. 넌 우리 우주의 운명을 바꿀 수 있어.” 에블린은 어리둥절한 채 IRS 건물에 들어선다.
이때부터 현실은 점점 비현실적인 방향으로 휘어지기 시작한다.
국세청 직원 *디어드리*와의 대면 도중, 갑자기 웨이먼드가 고공 점프를 하듯 옷을 갈아입고 다른 인격으로 변한다. 그의 몸짓, 말투, 눈빛 모두 완전히 다르다. 그는 *알파 유니버스*에서 온 웨이먼드. “너는 수천 개 우주의 에블린 중 단 하나. 너만이 멀티버스의 붕괴를 막을 수 있어.”
멀티버스? 다른 우주의 나? 말도 안 돼. 그러나 에블린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정보가 밀려들어 온다. 갑자기 눈앞이 아찔해지고, 그녀는 자신이 다른 삶을 살았던 우주로 점프한다. 무술 고수인 에블린, 유명 배우가 된 에블린, 요리사로 일하는 에블린… 수없이 많은 ‘나’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각 우주에는 자신만의 감정, 상처,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 모든 혼란의 중심에는 *조부 투파키*라는* 존재가 있다. 알고 보니, 그 정체는 다름 아닌 딸 조이의 다른 우주 버전.
무한한 가능성을 깨달아버린 조이는 모든 세계를 인식할 수 있는 절대적 존재가 되었고, 그로 인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절망에 빠져 있다. 그녀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베이글’을 만들어냈고, 그 베이글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허무의 상징이다.
“이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면, 살아가는 이유는 뭘까?” 조부 투파키는 에블린에게 말한다. 그 안엔 자신의 딸 조이가 품고 있는 외로움과 고통,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는 몸부림이 담겨 있다. 에블린은 그 질문을 외면할 수 없다.
에블린은 우주를 넘나드는 싸움을 시작한다. 계란후라이를 무기로 삼는 셰프와 싸우고, 손가락이 핫도그로 된 세계에서 키스를 나누고, 바위가 된 세계에서 침묵 속 대화를 나눈다. 장르를 넘나드는 카오스 속에서도, 중심엔 한 가지 감정이 흐른다. * 연결 * , 그리고 * 이해.*
한때 자신도 조이처럼 모든 가능성 앞에서 길을 잃고 허무에 빠졌었다. 그러나 에블린은 깨닫는다.
"모든 게 무의미하다는 건, 어떤 선택이든 가능하다는 뜻이야. 사랑할 수도 있고, 이해할 수도 있어. 무기로 싸우는 대신, 이해와 사랑으로 주변 인물들과 화해하기 시작하는 에블린. 싸움의 방식은 점차 달라진다.
*적을 쓰러뜨리는 대신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알파 우주의 웨이먼드가 말하던 중요한 말이 떠오른다.
“나의 무기는 친절이야.”
그는 현실에서는 한없이 약해 보이는 남편이지만,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인물이었다.
모든 우주가 붕괴하는 절정의 순간. 조부 투파키는 베이글 속으로 사라지려 한다. 모든 걸 끝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에블린은 그녀를 붙잡고 말한다. “너의 엄마로서, 끝까지 함께할 거야. 네가 어둠 속을 보든, 빛을 보든.”
이는 무수한 선택지 중 ‘사랑’을 선택하는 순간이다.
결국 에블린은 현실 세계로 돌아오고, IRS와의 세금 문제도 다시 협상하게 된다. 웨이먼드와의 관계도 회복되고, 조이와도 대화를 시작한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지만, 그녀는 이제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마지막 장면. 다시 IRS 건물. 다시 같은 공간, 같은 사람들. 하지만 이제 에블린의 표정엔 여유가 있고, 이해가 있다. 멀티버스를 넘나들며 찾은 것은, 다른 어떤 삶보다도 *지금 이 삶의 가치*였다.
3. 특징
◐ 멀티버스 장르의 재정의
이 영화는 ‘멀티버스(다중우주)’속에서 수많은 현실, 수많은 가능성을 나열하면서도 그 핵심은 놀랍게도 한 개인의 정체성과 감정에 집중합니다.
각 우주는 하나의 장르처럼 표현되며, 슬랩스틱 코미디, 무협, 뮤지컬, 애니메이션, 로맨스, 심지어 철학적 침묵극(바위 장면)까지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실험성을 선보입니다.
다양한 우주는 시각적 스타일, 색보정, 편집 속도, 음악으로 각각 차별화되어 마치 여러 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줍니다.
◐ 엄청난 편집과 창의적 연출
편집감은 이 영화의 심장입니다.
수천 개의 우주를 몇 초 만에 넘나드는 장면들, 수십 번의 점프와 반전, 끊임없는 시점 전환 등은 믿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계산된 편집과 몽타주 기법으로 구현됩니다.
예컨대, 에블린이 수십 개 우주의 자신을 마치 슬라이드쇼처럼 겪는 시퀀스는 CG보다 ‘의미 있는 컷 배열’로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한 대표적 예로 꼽힙니다.
또한 감독은 익살스러운 B급 감성(핫도그 손가락, 너구리 요리사, 베이글 흑점)을 이용해 ‘삶의 무의미함’과 ‘의미 만들기’의 역설을 강렬하게 비틀며 보여줍니다.
◐ 감정을 핵으로 두는 멀티버스 이야기
이 영화의 진짜 중심은 ‘엄마와 딸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결혼, 가족, 이민자의 정체성, 자아찾기입니다.
멀티버스는 거대한 설정일 뿐, 진짜 이야기는 에블린이 어떻게 가족을 이해하고, 조이를 껴안고,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관한 서사입니다.
딸 조이는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말하지만, 에블린은 “그래도 너와 함께할 수 있어서 의미 있다”고 대답합니다.
이 철학적 대화는 허무주의를 넘어 , 무의미 속에서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내는 인간 존재의 힘을 역설합니다.
이 부분은 특히 동양철학(도교, 불교)의 무(無)와 서양실존주의의 자아 창조 개념을 융합한 깊은 사유로도 해석됩니다.
◐ 세대와 문화의 갈등이라는 보편적 주제
에블린과 딸 조이, 에블린과 웨이먼드, 에블린과 아버지.
각 세대 간의 대화 단절, 가치관 충돌, 사랑 방식의 차이는 이민자 가족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현대 가족이 겪는 문제입니다.
특히 조이가 퀴어(여자친구를 둔 딸)라는 설정은 ,
‘이해받고 싶은 세대’와 ‘이해하려 애쓰는 세대’ 사이의 충돌과 용서를 묘사한 핵심 장치입니다.
결국 이 영화는 “모든 선택은 가능한 동시에, 그중 단 하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 삶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4. 감상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어디서든, 동시에 펼쳐지는 영화다. 시작부터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전개와 편집, 상상도 못 했던 설정들에 잠시 당황했지만, 그 혼란의 이면에는 놀랍도록 감성적인 이야기와 철학이 숨어 있었다.
영화는 멀티버스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통해 '나라는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가족의 관계, 정체성, 삶의 무게와 같은 인간적인 주제를 SF적 상상력에 녹여냈기 때문이다. 특히 주인공 에블린의 여정은 각기 다른 우주 속 자신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삶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이 영화의 마법은, 그 황당무계한 설정 속에서도 진심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핫도그 손가락을 가진 우주, 베이글에 빠진 존재론, 록으로 환생한 장면 등 기이한 연출들은 단순한 유머를 넘어,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것은 곧 *삶의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사랑과 공감만이 우리를 연결시켜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어머니와 딸의 관계는 이 영화의 핵심이다. 세대 간의 갈등, 언어와 문화의 차이, 표현되지 못한 감정들이 다채로운 우주 속에서 재조명된다. 그리고 결국, 수많은 선택지와 가능성 속에서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 ‘하나뿐인 현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해준다.
세대 간의 단절, 이민자의 정체성, 개인의 허무주의, 가족의 갈등과 화해, 존재론적 질문이 모두 녹아 있다. 영화는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우며, 때론 말도 안 되게 웃기고, 또 어떤 순간엔 눈물이 터지도록 진지하다.
그러나 끝까지 따라가면 결국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울리는 감동을 만나게 된다.
수천 개의 장르를 휘젓는 카오스 안에서, 오직 하나의 중심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등 7관왕 수상하며 썬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작품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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