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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액티브

 

 시간을 되돌려 비극을 바로잡으려 하지만결국 자신이 바뀌어야 미래가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타임루프 스릴러.

 

 

1. 영화 개요

제목 : 레트로액티브 (Retroactive)

장르 : 액션

감독 : 루이스 모노

주연 : 제임스 벨루시, 카일리 트래비스

개봉 : 1997년, 미국

2. 줄거리

한때 범죄 심리학자였던 *카렌 워렌*은 최근 고된 사건 후 경력을 그만두고, 텍사스로 고향에 돌아가기로 한다.

시골 텍사스의 건조한 사막 도로를 달리던 중, 그녀의 차는 예기치 않게 고장이 나 버린다.

핸들도, 라디에이터도, 차체도.. 완전히 멈춰버린 차. 주변엔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와 메마른 황야뿐

 

어쩔 수 없이 카렌은 지나가던 차에게 손을 내민다.

그 차는 프랭크 로이드와 그의 아내 레이앤, 그리고 그들이 타고 있던 단조로운 여행이었다.

겉은 평범한 듯 보였지만, 그 내면엔 불안한 긴장감이 숨어 있었다.

프랭크는 이미 불법적으로 훔친 컴퓨터 칩을 팔러 가는 중이었고, 곧 이어질 여정엔 무언가 어두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그들은 어쩌다 주 경찰에게 속도위반 딱지를 받게 되고, 그러던 와중 한 견인 트럭 운전자가 그들을 따라 지나간다.

분위기는 어색했고, 프랭크는 아내 레이앤을 향해 뭔가 불안한 감정을 내비친다.

시계는 천천히, 그러나 긴장감은 점점 고조된다.

 

결국, 그들이 들른 한 작은 주유소, 프랭크의 친구 샘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프랭크는 레이앤의 불륜을 증명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분노를 터뜨린다.

과거의 믿음은 산산이 깨졌고, 배신감은 차가운 분노로 바뀌었다.

감정의 균열이 극에 달했을 때, 프랭크는 레이앤을 향해 총을 쏘고 만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그녀가 울부짖기 전에 피가 땅에 스며들었다.

 

카렌은 충격에 얼어붙었고, 프랭크는 그 충격의 여파로 카렌에게도 총구를 겨눈다.

공포와 절망 속에서, 카렌은 겨우 몸을 피해 차를 뛰쳐나온다.

사막으로 향한 그녀의 발걸음은 불안했고, 허무했다.

 

그러나 그 절망 속에서 우연히 발견된 것은,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연구소였다.

겉보기엔 허름했고, 안에는 희미한 형광등 아래에서 몰래 연구에 몰두 중인 과학자 한명이 있었다.

이름은 브라이언. 그는 쥐들을 대상으로 '시간을 되돌리는 장치(time-machine)'를 실험 중이었다.

낡은 장비, 삭막한 복도, 경계마저 느슨한 연구소. 브라이언은 방금 전에 막 실험을 끝낸 참이었고,

운명은 그 순간 카렌을 그의 세계로 이끌었다.

 

실험은 우연처럼 제대로 작동했다. 장치는 불안정하게 흔들렸고, 공기 중에는 전류의 냄새가 났다.

번쩍이는 라이트, 기계의 윙윙거림, 그리고 그 모든 소음 속에서 브라이언은 다시 시도하자고 외쳤다.

그런 찰나..

이제 그녀는 사건이 일어나기 20분 전, 프랭크의 차에 태워지는 그 순간으로 돌아왔다

 

의식을 되찾은 카렌은 다시 프랭크의 차 안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과거의 기억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이미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았다.

이 불길한 예감과, 달라질 수도 있다는 희망 사이에서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창문 너머의 사막을 본다.

 

잠시 후, 속도위반 딱지를 받았을 때, 카렌은 용기를 내어 주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그 한마디가 상황을 더 끔찍하게 만들고 말았다. 프랭크는 당황하지 않았다.

분노가 폭발했고, 이번에는 주 경찰을 향해 총을 쏜다. 이어서 견인차 운전자인 제시마저 사망한다.

사건은 더 자극적으로, 더 파괴적으로 반복되기 시작했다. 이번엔 레이앤만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이들도 참혹한 죽음을 맞았다.

 

카렌은 다시 도망쳤고, 눈앞이 새하얘지는 공포 속에서 또다시 연구소로 달렸다.

브라이언에게 모든 것을 설명하자, 과학자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가야 해. 이번엔 경찰에 신고하게 해 줄게.”.” 그렇게 그들은 두 번째 시도를 준비했다

 

하지만, 반복된 시간 속에서도, 인간의 본성과 폭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총격전, 공포, , 울부짖음. 카렌이 가진 미래의 지식도, 브라이언의 시간장치도, 그 참혹함의 반복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들은 다시 시간을 되돌렸다. 이번엔 약 10분 전, 이미 싸움 한가운데로.

카렌은 미리 알았던 정보로 이번엔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비극은 다시 중첩됐다.

프랭크는 여전히 살의를 멈추지 않았고, 카렌 앞에 놓인 시간의 고리는 점점 복잡해졌다.

프랭크가 호스트로 삼은 소년과 그의 부모들까지 연쇄 희생에 휘말렸다.

어린아이의 울음, 부모의 절규, 그리고 총성. 카렌은 공포와 죄책감 속에서 몸을 떨며, 브라이언에게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울먹인다. 브라이언은 고개를 저었지만 결국 그 피에 물든 타임라인을 끝내기 위해 세 번째 시도를 승인한다

 

그들이 설정한 시간은 이번엔 60분 전,  카렌이 처음 길가에서 고장 난 차 안에서 빠져나오기 직전.

시간은 새롭게 시작점을 찍었고, 카렌은 그제야 냉정하게 계산하기 시작했다.

 

60분 전으로 돌아간 카렌은, 이번엔 프랭크와 레이앤이 지나가는 차량을 단호히 외면한다.

그녀는 고마움을 가장한 미소 대신, 조용한 거절을 선택한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 말은 짧았지만, 그 한마디가 모든 참혹한 반복을 멈추게 했다

 

잠시 후, 주 경찰 트루퍼가 지나갔지만, 이번엔 카렌이 먼저 다가가 경고했다. “저 차, 조심하세요.”

그녀의 경고는 경찰의 주의와 제지로 이어졌고, 뒤이어 브라이언이 나타나 픽업을 마친다.

시간의 굴레는 끊겼고, 더 이상 총성은 울리지 않았다.

 

결국, 희생당한 이들도, 비극을 겪은 이들도 모두 구원되었다.

프랭크는 체포되었고, 레이앤은 그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났다.

 

연구소의 시공간은 본래 흐름으로 돌아왔고,

사막의 바람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고요했다.

 

3. 특징

◐ 타임루프(반복된 시간여행)의 소재를 폭력의 되감기로 사용한 영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SF 설정은 흔하지만, 이 영화는 그 능력을 누군가의 생존과 죄책감, 선택의 책임과 결합한다.

루프가 반복될수록 사건은 단순히 되돌려지지 않고 더 파괴적이고 더 복잡해진다.

◐  악의는 변하지 않고, 인간만 변화하는 구조

프랭크는 몇 번의 시간 회귀에도 달라지지 않는다. 반면 카렌은 반복 속에서 두려움 저항 책임 결단으로 성장한다.

타임트래블보다 인간의 변화가 중심이다.

◐  폭력과 시간의 윤리적 질문

과거를 되돌릴 수 있다면 정말 모든 비극을 막을 수 있는가?

영화는 긍정하지 않는다.

되돌릴수록 수습은 더 어려워지고,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죽는다.

선한 의도조차 비극을 증폭시킬 수 있는가..  영화는 그 딜레마에  머물게 한다.

◐  사막의 정적과 폭발적 사건의 대비

황량한 텍사스 풍경은 영화 내내 넓지만 막다른 길 같은 기분을 준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와 고속도로, 숨을 틔우지 않는 적막.

그리고 그 위에 얹히는 돌발적 총격, 절규, 폭발, 배경 자체가 운명적 감옥처럼 느껴진다.

◐  SF이지만 결국 ‘감정’으로 완성되는 서사

장치도 전투도 설정도 있으나, 핵심은 과학이 아니라 *감정과 선택의 문제*.

영화는, 과거를 고치는 물리적 장치보다, 마음이 바뀌는 순간을 결말로 삼는다.

 

4. 감상문

이 영화는 단순한 타임루프 SF가 아니다.

반복이라는 설정을 매개로, 인간의 본성, 분노, 배신, 폭력과 그것을 바라보는 한 여자의 의지와 선택을 냉정히 드러낸다.

 

반복은 구원처럼 찾아오는데, 곧 형벌이 된다. 카렌은 처음엔 그 상황의 피해자였다.

차가 고장 난 것, 잘못된 차를 택한 것, 폭력의 현장에 놓인 것. 그녀가 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하지만 시간은 잔인하게도 '한 번 더 선택할 기회'를 준다.

그리고 그 기회는, 책임의 무게가 추가된 두 번째 삶처럼 다가온다.

 

처음 되돌아왔을 때 그녀는 살리고 싶었다. 다음은 더 잘하고 싶었다.

그다음은 아예 다르게 만들고 싶었다. 그 과정이 반복될수록 관객은 깨닫는다.

시간이 준 선물처럼 보이던 '되돌림'은 사실, 더 많은 선택, 더 많은 책임, 더 많은 상처를 요구하는 시험이라는 것을.

 

처음에 무방비하고, 공포에 갇혀 있던 카렌은 반복을 겪으며 점점 강해진다.

'알고 있다'는 것이 지닌 무게,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긴 책임감. 

그녀는 단순한 피해자도, 방관자도 아니었다. 

반복된 참혹함 앞에서, 마지막엔 자기 삶을 지키고자  행동하는 사람이 되었다.

 

프랭크의 무차별적 폭력은 되돌려도 다시 반복되고, 막으려 할수록 더 잔혹해지고, 더 많은 사람을 삼킨다.

시간의 흐름이 몇 번 바뀌어도, 그는 자신의 광기와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에게 시간은 단지 도구일 뿐, 본질은 잔혹함이었다.

그 총성 하나가 바뀌면 다른 총성이 터지고, 한 생명을 구하면 또 다른 생명이 뺏긴다.

 

그러나 그 반복에서 변화하는 단 한 사람, 카렌.

그녀는 루프 속에서 더 이상 도망만 치지 않는다. 도움을 기다리지 않고, 구조를 바라지 않는다.

마지막에는 '선택을 하지 않는 선택', 차에 타지 않는 결단을 내린다.

 

시간의 흐름과 인과응보, 그리고 인간의 선택이 맞물려 만들어낸 비극과 구원. 

그 끝에 남는 것은 다름 아닌 변화였다.

 

정말 구원받은 것은 사람이라기보다

그녀의 마음, 그녀의 삶이었다는 생각이 남는다.

 

과거를 되돌리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정작 우리를 구하는 것은 언제나,

'돌아가지 못하는 지금의 결정'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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