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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쇼퍼

 

 

슬픔상실정체성그리고 욕망과 죄책감이 뒤섞인, 인간 내면의 심리적  유령 이야기.

 

 

 

1.영화 개요

제목 : 퍼스널쇼퍼 (Personal Shopper)

장르 : 미스터리, 심령 스릴러, 심리극 

감독 : 올리비에 아샤야스

주연 : 크리스틴 스튜어트

개봉 : 2016년, 프랑스

2. 줄거리 

- 어두운 도시 파리의 골목. 가로등은 무심하게 흔들리고, 낡은 저택 안은 숨소리조차 메아리친다.

*모린(크리스틴 스튜어트)*은 유령과의 접촉을 기다리고 있다.

쓸쓸하고도 긴장된 공기의 흐름. 그녀는 단지 쇼핑을 대행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녀는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이다.

그 신호는,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이가 보내는 것-.

 

모린은 유명 모델 키라의 퍼스널 쇼퍼다. 그녀를 대신해 고급 패션 매장을 돌며 옷을 픽업하고, 스타일을 정하고, 일정을 맞춘다.

하지만 그건 그녀의 일 뿐, 그녀의 진짜 관심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그녀는 쌍둥이 오빠 *루이스*가 죽은 집에 머무르고 있다. 둘은 어린 시절부터 강한 유대감을 가졌고, 심지어 둘 다 *영매(靈媒)*적 능력을 가졌다고 믿었다. 루이스가 심장병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모린은 신호를 보내겠다는 그의 약속을 믿고 그 집을 지킨다.

 

낡고 어두운 집, 삐걱거리는 마루,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파열음. 모린은 그 속에서 루이스의 흔적을 찾는다. 갑자기 나타나는 의문의 물체, 떨어지는 컵, 문틈으로 스며드는 한기. 이 모든 것이 루이스일까? 아니면, 그녀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일까?

 

하루는 그녀가 집에 있을 때, 카메라에 무언가가 찍힌다. 투명한 존재. 바람도 없이 문이 열리고, 잔이 깨진다. 그녀는 겁먹지만, 두려움 속에서도 그가 오빠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는다.

그러던 어느 날, 모린의 휴대폰에 낯선 번호로 문자가 도착한다.

 "당신은 나를 두려워하고 있군요."

"당신은 지금 무엇을 입고 있죠?"

 

그 메시지는 계속된다. 상대는 그녀의 행동을 모두 지켜보고 있다. 호텔에 들어가는 모습, 거울 앞에 선 모습, 그녀가 남몰래 키라의 옷을 입어보는 순간까지. 그녀는 혼란에 빠진다. 이건 루이스가 보낸 걸까? 아니면 누군가 그녀를 스토킹하는 걸까?

메시지는 때로 따뜻하고, 때로 차갑고 위협적이다. "나는 당신의 욕망을 알고 있어요."

그녀는 점점 더 현실과 비현실,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혼동한다.

 

모린의 고용주인 *키라*는 화려한 삶을 살지만, 어두운 사생활을 가진 인물이다. 무명 배우와 염문을 뿌리고, 주위를 멀리하며 모린에게만 옷을 맡긴다. 모린은 키라의 삶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동시에, 점점 그 정체성의 혼란 속으로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키라의 아파트에 옷을 전달하러 간다. 그런데, 문은 열려 있고, 안에는 피가 흥건하다. 키라는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그리고 현장에 남겨진 건... *모린의 흔적*.

 

경찰은 그녀를 의심하지 않지만, 모린은 자신이 어떤 사건 속에 끌려들었다는 것을 직감한다.

게다가, 그날도 의문의 문자가 계속 도착했다. "당신은 정말 보고 싶은 걸 봤군요."

모린은 이 살인이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불길한 확신에 시달린다.

그녀는 도망치듯 파리를 떠나, 오빠의 옛 연인이 있는 *오만*으로 향한다. 모래, 사막, 고요한 공간 속에서 그녀는 마음을 정리하려 한다. 그러나 거기서도 유령은 그녀를 쫓아온다.

 

오만의 한적한 호텔. 모린은 조용히 커피를 마시고 있다. 그리고... 의문의 진동 소리. 휴대폰이 또다시 울린다.

 "너니?"

 "네가 맞다면, 탁자를 두드려줘."

 

잠시 후, 테이블이 하고 흔들린다. 그녀는 묻는다.

 "루이스야정말 너야?"

 

공기는 정지한 듯 조용하고, 카메라는 모린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눈물인가, 미소인가, 알 수 없는 감정이 얼굴을 가른다.

그리고 그녀는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이 모든 게... 너였던 거야?

아니면 내 안에서 만들어진 환상이었을까?"

 

바람 소리, 침묵, 그리고 하얀 빛.

 

 

 

 

3. 특징 

 

◐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령 영화

퍼스널 쇼퍼는 한 가지 장르로 정의하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심령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심리극, 실존적 드라마, 고독한 인간의 초상에 더 가깝습니다.

유령의 존재가 중요한 소재지만,  그 존재를 믿는 인간의 심리에 더 초점을 맞춥니다.

서스펜스가 있지만, 공포를 유도하기보다 긴장과 불안을 조용히 쌓아 올리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미스터리이자 감정적 탐구, 심령 영화이자 자아의 미로입니다.

 

◐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극단적 내면 연기

이 영화의 거의 전 장면을 홀로 이끌어가는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극도로 절제된 표정과 몸짓으로 모린의 고립된 심리 상태를 표현합니다.

특히 휴대폰 문자 장면에서 보이는 그녀의 미세한 감정 변화는 텍스트와 표정의 교차 편집 만으로도 관객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연기를 통해 관객도 마치 모린의 심리에 동화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 절제된 연출과 열린 공간 활용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은 섬세한 공간 연출로 유명합니다.

퍼스널 쇼퍼에서도 그는 군더더기 없는 프레임 안에 불안, 공허, 그리고 슬픔을 담아냅니다.

모린이 머무는 파리의 오래된 집, 텅 빈 아파트, 고요한 호텔방 등은 모두 감정을 반사하는 공간입니다.

카메라는 인물 가까이에 있지만, 그녀를 완전히 보여주지 않고 자주 등 뒤에서 따라갑니다.

이는 모린의 정체성과 관찰당하는 느낌을 동시에 강화시킵니다.

이 영화는 빛과 그림자, 공간과 침묵으로 이야기합니다.

 

◐ 기계와 인간의 소통: 휴대폰 메시지 시퀀스

이 영화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은 바로 모린과 정체불명의 인물(또는 존재) 사이의 *휴대폰 문자 시퀀스*입니다.

전통적인 유령 출몰 대신, 디지털 매체를 통한 접촉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공포를 구현합니다.

메시지 하나하나가 모린의 감정을 건드리고, 관객은 그 시선 속에서 감정적 스릴러를 경험합니다.

이로써  현대적 매개(디지털 기술)와 고전적 테마(죽음, 유령)를 효과적으로 결합합니다.

 

◐ 상실과 정체성, 그리고 존재의 불확실성

이 영화의 핵심은 정말 누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유령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모린은 살아 있는가, 아니면 루이스와 함께 무너지고 있는가?

우리가 보는 것은 객관적 진실인가, 주관적 인지인가?

이러한 질문은 관객에게 끝없는 존재론적 사유를 불러일으킵니다. 영화는 답을 제시하지 않지만, 그 모호함 속에서 관객은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4. 총평

 

퍼스널 쇼퍼는 감정적으로는 매우 개인적인 영화이고, 형식적으로는 실험적인 영화이며, 주제적으로는 철학적인 영화입니다. 단순히 누가 유령인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유령이 될 수밖에 없는 감정”, 상실, 외로움, 존재의 불확실성을 다룹니다.

 

"존재에 대한 깊은 고찰 "

 

죽은 이를 향한 사랑, 이해되지 못한 자아, 불안한 존재감, 그 모든 감정이 모린이라는 한 인물에게 집중되고, 관객은 그 정서의 파편을 따라가며 자기 안의 유령을 마주하게 됩니다.

 

 유령은 보이지 않지만, 모든 장면에 존재합니다. 그것은 죽은 오빠일 수도 있고, 현실의 위협일 수도 있고, 아니면 모린 자신의 두려움일지도 모릅니다.

 

“진짜 유령은 누구였을까?”

그 유령은 죽은 자가 아니라, 살아 있는 자가 품고 있는 '슬픔' 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진짜 유령이 아니라, 우리 안의 공허함이다.”

 

 "유령보다 더 무서운 내면의 공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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