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혼란 속에서, 이념과 인간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년의 허무와 선택을 그린 폴란드 영화. 1. 영화 개요제목 : 재와 다이아몬드 (Popiół i diament)장르 : 드라마감독 : 안제이 바이다주연 : 지그유 시불스키개봉 1958년, 폴란드2. 줄거리검은 하늘 아래, 새벽도 아닌, 밤도 아닌 애매한 시간. 화면에는 폐허가 된 폴란드 시골 마을이 보인다. 거대한 교회 첨탑이 멀리 어둡게 솟아있고, 거리에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다. 전쟁은 끝났지만, 마을 전체가 숨죽인 듯 고요하다. 화면은 천천히 내려가, 낡은 벽과 총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건물 앞에 멈춘다. 길모퉁이, 두 남자. 마첵과 안제이. 둘은 벽에 등을 붙이고 서 있다. 담배를 한 모금 빨고, 손가락 끝에..

고향과 믿음을 그리워하며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는 한 남자의 내면적 방황과 영적 갈망을 시적으로 담아낸 영화 1. 영화 개요 제목 : 노스탤지아 (Nostalghia) 장르 : 드라마감독 :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주연 : 올레드 얀코브스키, 얼랜드 조셉슨, 도미지아나 지오개봉 : 1983년, 이탈리아2. 줄거리짙은 회색 구름이 드리운 하늘 아래, 안개 낀 언덕길. 바람도 없는 고요 속에서 오래된 돌길을 따라 두 사람의 실루엣이 천천히 걷고 있다. 러시아 출신 시인 안드레이 고르차코프와 통역사 유리야. 그들의 발밑에서 젖은 낙엽과 진흙이 으스러지는 소리가 조용히 울린다. 화면은 광각으로 펼쳐진 언덕과 구부러진 나무들을 보여주고, 두 사람의 움직임은 마치 시간마저 잊은 듯 느릿하다. 안드레이는 말없이 주위를 둘..

서아프리카 사회의 부패와 관료주의를 한 남자의 송금 수표 수령 과정을 통해 현실적이고 풍자적으로 그려낸 작품 1. 영화 개요 제목 만다비장르: 드라마감독 : 우스만 셈벤주연 : 마크호레디아 구에예, 이노스 엔디아예, 이세우 니앙개봉 : 1968년, 프랑스, 세네갈 2. 줄거리한낮, 다카르의 햇빛은 벽을 따라 희게 쏟아진다. 건물 외벽은 누렇게 바래 있고, 가로수 그늘이 길바닥에 얼룩처럼 드리운다. 화면은 천천히 좁은 골목길로 들어간다. 아이들이 모래를 차며 달리고, 옆에서는 여인들이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천천히 걷는다. 어느 낡은 문 앞, 노란색 페인트가 벗겨진 철문이 삐걱거린다. 그 문을 밀고, 마르히르가 나온다. 얼굴 가득 구레나룻을 기른 사내. 검은색 바바리코트 자락을 끌며 천천히 움직인다. 몸..

한국적 정서를 담은 액션 서부극, 고독한 정의와 시회비판을 담은 시대 드라마 1. 영화 개요제목 : 황야의 독수리장르 : 서부극, 액션, 시대극감독 : 임 권 택 주연 : 장동휘, 김희라, 박노식, 유미개봉 : 1969년, 대한민국 2. 줄거리거친 황야 위, 뜨거운 태양이 바닥을 지글거리게 달구는 한낮.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말 위에 올라탄 한 사내가 천천히 나타난다. 깊은 눈매, 검게 그을린 얼굴, 오래된 권총을 허리에 찬 이 사내의 이름은 *천강호*. 한때는 이름난 총잡이였지만, 지금은 고독한 방랑자다. 그는 오랜 유랑 끝에 작은 국경 마을, *사구촌* 에 도착한다. 이곳은 과거 그가 피를 흘리며 떠나야 했던 고향, 그리고 복수의 서사가 시작된 곳이었다. 마을은 이미 썩은 권력에 물들어 있었다. 장석..

신분과 운명, 시대의 억압 속에서 끊임없이 추락하는 한 여인의 삶을 통해 여성의 존엄과 인간성의 상실을 고발한 비극적 서사. 1. 영화 개요제목 : 오하루의 일생 (西鶴一代女)장르 : 드라마감독 : 미조구치 겐지주연 : 다나카 키누요, 미후네 도시로개봉 : 1952년, 일본2. 줄거리어두운 절 안. 종소리가 멀리서 은은하게 울린다. 나무로 된 기둥 사이, 작은 불빛 하나. 초의 끝에서 깜빡이는 불꽃. 그 옆, 한 여인이 얼굴을 가린 채 무릎 꿇고 앉아 있다. 거칠게 마른 손, 흰 소맷자락, 흐트러진 머리카락 아래로 천천히 고개를 든다. 바로 오하루다. 여인의 얼굴에는 세월의 그림자가 깊다. 볼은 움푹 파였고, 눈빛은 마치 오래된 거울처럼 흐리다. 초 빛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며 흔들린다. 화면은 오하루의..

사랑과 우정, 자유와 욕망 사이에서 방황하는 세 남녀의 아름답고도 슬픈 관계를 섬세하게 그린 영화. 1. 영화 개요제목 : 쥘과 짐 (Jules et Jim) 장르: 로맨스, 드라마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주연: 잔느 모로, 오스카 베르너, 앙리 세르개봉 : 1962년, 프랑스2. 줄거리파리, 1912년. 예술과 문학을 사랑하는 두 남자가 있다.쥘(오스카 베르너)은 오스트리아 출신. 내성적이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청년이다.짐(앙리 세르)은 프랑스인. 자유로운 영혼, 낙천적이고 열정적인 성격이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통했다. 밤새도록 카페에서 책과 시, 그림,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그들은 종종 여자들에 대해 토론한다. 쥘은 안정적인 사랑을, 짐은 자유로운 연애를 꿈꾼다. 그러던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