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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공산주의자 학살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1. 영화 개요
제목 : 액트 오브 킬링 (The Act of Killing)
장르 : 다큐멘터리
감독 : 조슈아 오펜하이머, 크리스틴 신.
주연 : 안와르 콩고
개봉 : 2014년, 덴마크, 노르웨이
2. 줄거리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공산주의자 학살 사건 당시, 약 50만 명에서 1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살해되었고, 이 대량 학살은 군부 쿠데타와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영화는 이 참혹한 역사를 ‘살해자’의 시점에서 보여주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밝고 활기찬 인도네시아 거리의 모습에서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고, 화면 속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웃으며 자신들의 ‘무용담’을 말합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우린 공산당을 무찌른 영웅들이야.”
이 남자들 중 한 명, *안와르 콩고*가 이 영화의 중심인물입니다
안와르 콩고는 마치 연예인처럼 등장합니다.
과거 영화표 암거래상 출신으로,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반공 학살 당시 수많은 사람들을 직접 죽인 인물입니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말합니다. “난 수천 명을 죽였지. 이 칼로 목을 땄어.”
그리고는 실제 살인했던 옥상에 올라가, 그때를 재현합니다.
“이렇게 목에 철사를 감고...”
관객은 자연스럽게 의문을 품습니다.
“이 남자가 왜 웃고 있는 거지?”
“왜 아무도 그를 처벌하지 않는 거지?”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의 인도네시아는 가해자들이 ‘영웅’으로 살아가는 나라입니다.
그들은 거리에서 “공산당은 나쁘다”는 노래를 부르고, 정치인과 경찰과 웃으며 인사를 나눕니다.
심지어 TV 토론회에서는 학살이 자랑스럽게 소개됩니다.
감독 조슈아 오펜하이머는 안와르에게 제안합니다.
“당신이 했던 일들을 영화로 만들어보세요. 좋아하는 스타일로, 직접 연출하고 연기하세요.”
안와르는 눈을 반짝이며 동의합니다. 그는 느와르, 뮤지컬, 액션 장르를 섞어 *학살 재연극*을 준비합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60년 전의 고문과 살해 장면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영화처럼 다시 찍습니다.
이 장면들은 기괴할 정도로 불쾌하고 혼란스러운 분위기로 연출됩니다.
한쪽에서는 희생자 역할을 맡은 엑스트라들이 오열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가해자들이 피 묻은 칼을 들고 포즈를 취하며 웃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장면 중 하나는 안와르가 피해자 역할을 맡아 고문당하는 장면입니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했지만, 점차 그의 표정이 굳어갑니다. 입술은 파르르 떨리고, 눈동자는 흔들립니다.
촬영이 끝나자 그는 조용히 말합니다.
“그들이 이런 기분이었겠지…”
그 순간부터 안와르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집니다.
살인을 직접 연기하고 재현하면서 그는 불면증, 구역질, 고통스러운 환각을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그가 한 희생자의 역할을 직접 맡아 고문당하는 장면을 연기한 후, 그의 표정과 말투는 완전히 바뀝니다. 과거에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공포와 고통을, 비로소 희생자의 입장에서 체감하게 된 것입니다.
이후 안와르는 계속해서 재연 장면을 반복합니다.
그는 거대한 불길 속에서 유령에게 쫓기는 씬, 가족을 죽이는 씬 등 다양한 연기를 시도하지만, 점점 지쳐갑니다.
카메라가 꺼진 뒤 그는 조용히 털어놓습니다.
“가끔은 자다 일어나. 목을 졸랐던 사람들의 눈이 보여.”
결정적인 장면은 마지막 옥상 장면에서 벌어집니다. 안와르는 다시 그 자리에 섭니다.
그가 수많은 사람의 숨을 끊었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그는 말을 멈추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구역질을 하고 토하며, 카메라 앞에서 처음으로 고백합니다.
“나는 죄가 있다. 그들이 죽기 전 느꼈을 공포를,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이 장면은 영화의 가장 강력한 클라이맥스입니다. 아무런 음악도 없이, 한 남자의 숨소리와 구토 소리만이 메아리칩니다.
자신의 죄와 마주한 인간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이자 도덕적 경고입니다.
그는 처벌받지도 않고, 여전히 영웅처럼 거리에서 인사를 받습니다.
그를 둘러싼 인도네시아 사회는, 여전히 학살의 기억을 정당화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관객은 압니다. 그는 무너졌다는 것을.
3. 특징
◐ 가해자의 시점으로 구성된 다큐멘터리
일반적으로 전쟁, 학살, 정치적 폭력 등을 다룰 때는 피해자의 고통을 중심으로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례적으로 가해자인 안와르 콩고와 그의 동료들이 직접 자신의 학살 경험을 자랑스럽게 회상하고, 그것을 극영화처럼 재연하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이러한 시도는 관객에게 강렬한 심리적 충격을 주며, 동시에 가해자가 죄책감을 어떻게 인식하거나, 회피하는가에 대해 날카롭게 보여 줍니다.
◐ 재연(연극화)"을 통한 심리 해부
감독은 가해자들에게 당시 상황을 직접 영화로 만들어보고 제안합니다. 이들은 고문, 학살, 약탈, 정치적 박해 장면을 느와르 영화, 뮤지컬, 서부극등의 장르로 자유롭게 연출하며 연기합니다.
이러한 재연 기법은 단순한 시각적 묘사를 넘어, 가해자 스스로가 과거를 미화하거나 왜곡하려는 심리를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진실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 죄책감과 인간성의 회복 혹은 실패
안와르 콩고는 처음에는 해맑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러나 살인을 연기하면서 그의 표정, 몸짓, 말투는 점점 무거워지고, 결국 육체적 구토와 정신적 고통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또 다른 동료들은 끝까지 반성 없이 웃고 떠들며, 학살을 정당화합니다. 이 모습은 *사회 전체가 어떻게 악을 용인하는가*를 날카롭게 보여줍니다.
◐ 정치적 비판과 위험 감수
이 영화는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절대 말할 수 없었던 진실을 고발합니다.. 인도네시아 내에서는 여전히 군부와 반공단체가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당시 학살의 주범들이 영웅처럼 대접받고 있습니다.
감독 조슈아 오펜하이머는 실제 제작 당시 많은 보복 위협을 받았으며, 인도네시아 촬영 스태프 대부분은 익명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 형식 파괴와 새로운 다큐멘터리 미학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이면서도 픽션(허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다큐멘터리*입니다.
또한 극중극, 뮤지컬, 코미디, 고어, 심리극 등 다양한 영화 형식을 실험하며, 그 자체로도 예술적 성취를 이룹니다.
이러한 파격적인 형식은 관객이 ‘현실’과 ‘연기’의 경계를 스스로 탐색하게 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단순 감상이 아닌 윤리적, 철학적 질문에 직면하게 만듭니다.
4. 총평
《액트 오브 킬링》은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 악의 일상성, 가해자의 심리라는 매우 어려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것을 시청각 언어로 강력하게 구현한 사회정치적 다큐멘터리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단지 과거의 비극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비극이 오늘날까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우리 사회는 누구를 ‘영웅’으로 기억하고 있는지, 그리고 ‘나’는 그런 악의 구조 속에서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묻게 합니다.
《액트 오브 킬링》은 ‘승자’의 시선으로 왜곡된 역사와, 가해자의 내면 변화를 다층적으로 보여주며, 관객 스스로 역사적 진실과 도덕적 기준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영화 속 인물들은 실제로 수많은 사람을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처벌받지 않았고, 오히려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도 큰 충격을 줍니다.
영화라는 매체가 얼마나 깊고 위험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 증명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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