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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

 

 

불교 선종(禪宗)의 철학을 바탕으로 인간의 깨달음과 수행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1. 영화 개요

 

제목 :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장르 : 드라마

감독 : 배용균

주연: 이판용, 신원섭, 황해진

개봉: 1989년, 대한민국

2. 줄거리 

배경은 깊은 산속에 위치한 외딴 암자다. 이곳에는 세 명의 인물이 수행하고 있다.

젊은 수행승 혜골, 그의 스승인 노승, 그리고 막 입문한 어린 사미승 해진이다. 이들은 절에서 묵묵히 수행하며, 일상적인 노동과 명상을 반복하는 생활을 한다.

혜골은 아직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젊은 수행자다. 그는 수행을 통해 진리를 깨닫고자 하지만, 끊임없이 내면에서 갈등을 겪는다. 반면, 노승은 이미 많은 세월을 수행하며 초월적인 경지에 도달한 듯한 존재다. 그는 혜골에게 직접적인 답을 주지 않고, 스스로 깨닫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가르친다.

막내인 해진은 수행을 갓 시작한 어린아이지만, 그의 순수한 마음은 혜골과 노승의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혜골에게 종종 질문을 던지는데, 그 질문들이 혜골을 더욱 깊은 성찰로 이끌곤 한다.

 

혜골은 좌선(坐禪)을 통해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하지만, 번뇌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다. 가끔씩 세속의 삶에 대한 의문이 들고, 수행이 과연 자신에게 맞는 길인지 고민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혜골은 자연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거나, 스승과의 대화를 통해 깨달음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 예를 들어, 혜골이 마음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노승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앉아 있을 뿐이다. 이는 불교 선종에서 흔히 사용되는 가르침 방식으로, 언어적 설명이 아닌 경험을 통해 스스로 깨달음을 얻도록 하는 것이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중요한 사건이 발생한다. 스승인 노승이 노쇠하여 점점 기력이 약해지더니, 결국 조용히 입적(入寂)한다. 이는 혜골에게 깊은 충격을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깨달음을 향한 전환점이 된다.

스승의 죽음을 경험한 혜골은 더 이상 암자에 머물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는 어린 해진을 남겨두고, 깨달음을 얻기 위한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혜골은 산을 내려간다. 그는 먼 곳을 응시하며 천천히 걸어가는데, 이는 달마대사가 중국으로 건너가 선종을 전파했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 혜골도 자신의 깨달음을 위해 새로운 길을 가기로 한 것이다.

이 장면은 명확한 결말을 제시하지 않는다. 혜골이 어디로 가는지, 어떤 깨달음을 얻을지는 관객의 해석에 맡겨진다.

이는 영화가 강조하는 스스로 깨달음을 찾아가는 과정과도 일맥상통한다.

 

 

 

 

3. 특징

◐ 철학적 주제

불교 선종의 핵심 사상을 기반으로, '나는 누구인가?' '마음이란 무엇인가?' 등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를 통해 수행과 깨달음의 과정이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경험과 직관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 느린 호흡과 명상적인 연출

극적인 사건이나 갈등이 거의 없다. 자연 풍경과 수행 과정이 천천히 전개되며, 관객도 함께 명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 상징적인 영상미

서사적인 기승전결보다 상징적인 장면과 철학적인 대화로 구성되어 있으며대사보다 영상미와 분위기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요한 산속 풍경사계절의 변화어둠과 빛의 대비 등이 수행의 과정과 연결된다.

◐ 비상업적인 스토리텔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관객이 적극적으로 사고해야 하는 영화로,  질문을 던지는 형식이다. 일반적인 서사 구조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4. 총평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수행의 과정을 영화적 언어로 표현한 작품이다. 

혜골이 스승과 대화를 나누고, 명상을 하고, 자연을 바라보며 사색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깨달음의 여정이다. 

깨달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지만, 그 답은 명확히 제시되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이 스스로 사고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이해하도록 유도한다.

철학적이고 명상적인 분위기로 관객을 사색하게 만든다. 혜골이 산을 내려가는 장면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깨달음은 특정한 장소나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는 불교 선종의 기본적인 가르침과도 연결된다.

혜골의 수행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관객 또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된다. 영화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깊은 사색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영화의 영상미는 수행과 깨달음의 과정을 상징한다. 산속의 풍경, 사계절의 변화, 빛과 어둠의 대비 등은 인간의 내면적 변화를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특히, 혜골이 산을 내려가는 마지막 장면은 그의 수행 과정이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깨달음의 여정이 시작되었음을 암시한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모든 관객에게 쉽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대중적인 극적 요소가 거의 없고, 이야기의 전개가 느리며,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관객이 함께 수행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현대 사회는 빠른 변화와 즉각적인 답을 요구하지만,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은 반대로 천천히 사색하고, 직접 경험하며 깨달음을 얻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현대인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사에서 매우 독창적인 작품으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관객에게 직접적인 답을 주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더 깊은 사색과 성찰을 유도한다.

불교적 세계관이나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감상해볼 가치가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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