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두 남자가 길 위를 떠돌며, 상처와 시대의 흔적을 마주하는 여정을 통해, 삶과 관계의 덧없음 속에서도, 함께하는 순간의 의미를 그린 작품. 1. 영화 개요제목 : 길의 왕 (Kings of the Road, 원제: 시간의 흐름 속으로)장르 : 드라마감독 : 빔 벤더스주연 : 루디거 보글러, 한스 지쉴러개봉 : 1976년, 독일(서독)2. 줄거리어느 흐린 새벽, 강물이 흐르는 강변가에 오래된 폭스바겐 비틀이 천천히 물속으로 들어간다. 물결은 문을 넘어 차 안으로 스며들고, 운전석에 앉은 남자 *로베르트*는 미리 계획된 듯 행동하지 않는다. 그는 차 안에 잠시 머물다가 짐을 끌고, 물 위로 기어 나온다. 마치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 또는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도 모르겠다는 듯. 그 순간, 강가에..
세상과 단절된 남자가 유일하게 마음을 열었던 소녀를 구하기 위해 잔혹한 범죄조직과 맞서 싸우며 끝내 구원을 찾아가는 이야기. 1. 영화 개요제목 : 아 저 씨장르 : 액션감독 : 이 정 범주연 : 원빈, 김새론개봉 : 2010년, 대한민국2. 줄거리회색빛 도시, 불빛조차 차갑게 느껴지는 서울의 밤. 골목 끝 허름한 전당포 안, 무표정한 남자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의 이름은 차태식. 과거가 지워진 듯, 말수도, 감정도 없는 얼굴로 살아가는 이 남자는 동네 사람들에게는 그저 '아저씨'로 불릴 뿐이다.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그의 삶에 유일하게 들어오는 빛은 옆집 소녀 소미다. 소미는 또래보다 일찍 어른스러워져야 했던 아이. 마약에 중독된 어머니와 무책임한 어른들 ..
전후 독일에서 사랑하는 남편을 기다리며 성공을 일궈낸 마리아가 결국 시대의 모순과 비극 속에 무너져가는 이야기. 1. 영화 개요제목 :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 (Die Ehe der Maria Braun)장르 : 드라마감독 :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주연 : 한나 쉬굴라, 클라우스 로비스치개봉 : 1979년, 독일2. 줄거리전쟁의 폐허 위에 눈발처럼 흩날리는 잔해 속, 영화는 한 장의 웨딩 사진을 찍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독일은 여전히 폭격의 그림자 속에 있고, 신랑과 신부의 얼굴에는 행복보다 초조함이 먼저 서려 있다. 신부의 이름은 마리아 브라운. 그녀는 단정한 드레스를 걸쳤지만, 그 옷은 누더기나 다름없다. 옆에서는 하객들이 폭격 소리를 배경 삼아 결혼을 축하해주고, 신랑 헤르만 브라운은 군복 차림이다..
1997년 IMF 속에서 국가와 금융인, 평범한 시민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무너지고 버티는 잔혹한 이야기. 1. 영화 개요제목 : 국가 부도의 날장르 : 드라마감독 : 최 국 희주연 :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뱅상 카셀개봉 : 2018년, 대한민국2. 줄거리1997년 겨울의 공기는 이상하게 무겁다. 거리는 활기를 잃고, 사람들의 표정에는 보이지 않는 두려움이 드리워져 있다. 은행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고, 사람들은 속삭이듯 서로에게 묻는다. “우리 돈, 괜찮을까?” 한 나라의 경제가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순간, 영화는 바로 그 심장부로 들어간다. 카메라는 기획재정부의 한 회의실을 비춘다. 커다란 책상 위에는 수치가 가득한 보고서와 서류 더미가 쌓여 있다. 사람들의 목소리는 긴장으로 갈라..
버려지고 학대받는 한 아이와, 자신 역시 버려진 채 살아왔던 한 여자가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 1. 영화 개요제목 : 미쓰백장르 : 드라마감독 : 이 지 원주연 : 한지민, 김시아, 이희준개봉 : 2018년, 대한민국2. 줄거리거리는 겨울의 차가움으로 젖어 있었다. 눈이 내리지 않았지만, 차디찬 공기 속에 떠다니는 습기는 모든 것을 눌러놓은 듯 무거웠다. 그 가운데, 오래된 차 한 대가 기름 냄새와 함께 밤거리를 천천히 기어간다. 차 안에는 담배 연기를 뿜어내는 여자가 있다. 백상아. 사람들은 그녀를 “미쓰백”이라 부른다. 바깥세상과 끊임없이 부딪치며 살아온 흔적이 얼굴에, 눈빛에, 몸짓에 고스란히 묻어 있다. 세상은 그를 미워했고, 그는 세상보다 먼저 자신을 미워하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 한밤, 허름..
